도전과 환단고기
환단고기 원전 (원문/해석)
태백일사 : 고려국본기 10 후암 이존비
후암 이존비
厚庵李尊庇는 高麗景孝王時人也라 嘗在書筵하야 論自主富强之策이러니
仍奏曰 本國이 自桓檀朝鮮北夫餘高句麗以來로 皆富强自主하고
且建元稱帝之事는 至我太祖初하야 亦嘗行之나 而今則事大之論이
定爲國是하야 君臣上下가 甘受屈辱하고 不圖所以自新하니
其畏天保國則誠美矣어니와 奈天下後世之笑에 何며 且與倭搆怨하니
萬一元室이 有變이면 將焉所恃而爲國이리잇가. 稱帝之事는 爲時忌諱하니
則固難卒復이로대 而自强之策은 不可不講也니이다.
奏雖寢이나 聞者莫不韙之러라. 後에 又陳備倭五事하니 一曰詳備戶口하야
悉民爲兵이오 二曰兵農一作하고 水陸共守오 三曰積置兵糧하고 修造戰艦이오
四曰擴張水軍하고 兼習陸操오 五曰詳悉地理하고 確保人和라.
후암厚庵 이존비李尊庇(단기 3566, 1233∼단기 3620, 1287)는 고려 경효왕景孝王(25세 충렬왕) 때 사람이다. 일찍이 서연書筵에서 자주와 부강의 정책을 논하고 또 이렇게 아뢰었다.
“우리나라는 환단桓檀·조선·북부여·고구려 이래로 모두 부강하였고 자주自主를 유지하였습니다. 또 연호를 정하고 황제라 칭한 일은 우리 태조 때에 이르러서도 일찍이 실행하였으나, 지금은 사대事大의 주장이 국시로 정해져 있어 군신 상하가 굴욕을 달갑게 받아들이고 스스로 새로워지는 방법을 도모하지 않으니, 하늘의 뜻을 두려워하고 나라를 보존하는 것은 진실로 훌륭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천하 후세의 비웃음은 어찌하겠사옵니까? 또한 왜와 더불어 원한을 쌓고 있으니 만약 원나라 왕실에 변고가 생긴다면 장차 무엇을 믿고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황제라 칭하는 일을 이 시대에 꺼리고 기피하여 갑자기 회복하기는 진실로 곤란하나 자강自强의 계책은 강구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상주한 것이 비록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들은 자마다 옳다고 여기지 않음이 없었다.
뒤에 왜倭에 대비하는 다섯 가지 계책[五事]을 말했는데, 첫째, 호구를 상세히 파악하여 전 백성을 병사로 만들 일, 둘째, 병·농兵農 일치의 제도를 만들고 바다와 육지를 함께 지킬 일, 셋째, 군량을 저장하고 전함을 만들 일, 넷째, 수군을 확장하고 육조陸操도 겸하여 익힐 일, 다섯째, 지리를 상세히 알아 두고 인화人和를 확보할 일이라 하였다.
嘗有寄晦堂上人詩하니 曰 物無美惡終歸用하니 苦李誰嫌着子多오.
長息久朝天子所오 次兒新付法王家라. 移忠固是爲臣分이어늘
割愛其如出世何오. 還笑老翁猶滯念하니 有時魂夢杳天涯라.
일찍이 회당상인晦堂上人에게 준 시 한 수가 전하니 이러하다.
사물은 아름다움과 추함을 떠나서 쓰임이 있나니
누가 쓴 오얏나무에 열매가 많다고 싫어하리오.
맏자식은 오랜 동안 조정에서 천자 모시고 둘째는 새로이 절간에 출가하였네.
임금께 충성함은 신하의 직분이지만 애착 끊고 세간을 벗어남 또한 어떠하리.
노옹은 오히려 체념하고 웃을 수 있으니
내 영혼은 꿈속에서 하늘 끝에 올라 아득히 헤매이네.
上이 在燕京하실새 惑於蓮女러시니 臨別에 手贈蓮花一朶曰
上이 歸路에 視此花若凋면 此命將盡이라 하더니 數日後에 視花하시니
花欲憔悴라 上이 恐蓮女死하사 復欲如燕이어시늘 尊庇가 請徃探而回라
蓮女가 泣而獻詩 曰
相贈蓮花香하니 初來綽約紅이라. 移叢問幾日고 憔悴與君同이라.
尊庇가 恐上見詩增懷하고 代蓮女而製進 曰
這痴漢這痴漢아 勿留輦勿留輦하라.
此身便如蓮葉珠하니 彼邊轉處此邊圓이라.
上이 見詩大怒하사 遂還國하시니라.
임금(충렬왕)께서 연경燕京(지금의 북경)에 계실 때, 연녀蓮女에게 매혹되셨다.
이별할 때 연녀가 손수 연꽃 한 송이를 바치며 이렇게 말했다.
“임금께서 돌아가시는 길에 만약 이 꽃이 시든 것을 보시면 이 목숨이 장차 다할 것이옵니다.”
며칠 뒤에 꽃을 보니 초췌해지고 있었다. 임금은 연녀가 죽을까 두려워 다시 연경으로 돌아가려 하셨다. 존비가 가서 살펴보고 오겠다고 자청하여 연녀를 찾아갔다. 연녀가 울며 시를 바치니 이러하였다.
연꽃 향기를 서로 주고 받으니, 처음에는 붉은 빛 아리따웠네.
꽃을 드린 지 며칠 지나니, 시든 모습 님과 같사옵니다.
존비는 임금이 시를 보시면 연녀를 더욱 그리워할 것을 우려하여 연녀 대신 시를 지어 올렸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이 어리석은 사람아!
수레를 멈추지 마오. 수레를 멈추지 마오.
이 몸은 연잎에 맺힌 이슬 같나니 저쪽 이쪽 둥글게 굴러다닌다오.
임금이 시를 보고 크게 노하여 마침내 환국하셨다.
後에 上이 恨蓮女不已어시늘 尊庇가 乃奏曰 臣於伊時에
急於奉還하야 不得已權辭하니 請伏欺罔之誅하노이다.
上이 怒하사 削官謫文義러시니 太子及朝臣이 反復啓觧之하고 上이 亦悔悟하사
復官召還이러시니 使者未至에 尊庇卒이라 訃聞에 上이 震悼輟朝하시고
太子가 臨喪曰 李尊庇는 正直하야 邦家司直이러니 何夭如是乎아
仍命葬用王禮하시고 遂以荊江之上으로 環其山四里하사 封之하시니
至今洞曰王墓오 里曰山四라.
뒤에 임금이 연녀에 대한 원망을 그치지 않으시므로 존비가 아뢰었다.
“신이 그때 모시고 돌아오기를 급히 서두르려고 부득이 거짓으로 시를 지어 올렸으니 바라옵건대 임금을 속인 죄에 벌을 내려 주시기를 엎드려 비옵니다.”
임금이 노하여 관직을 빼앗고 문의文義에 귀양을 보내셨다.
태자(충선왕)와 조정 대신들이 풀어주시기를 반복해서 주청하였다. 임금 역시 후회하여 다시 복직시켜 소환하셨으나, 사자가 이르기 전에 존비가 이미 숨을 거두었다. 임금은 부음을 전해 듣고 몹시 슬퍼하여 조회를 폐하셨다.
태자가 장례에 임하여 말하였다.
“이존비는 정직한 나라의 직신直臣인데 어찌 이같이 요절한단 말인가?”
이에 임금께서 왕례王禮로 장사지낼 것을 명하셨다. 마침내 형강荊江(현 금강) 가에 있는 산 4리를 둘러서 봉하니, 지금까지 동洞을 왕묘동王墓洞이라 부르고, 마을[里]을 산사리山四里(충북 청원군 문의면 소전리)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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