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행사

형형색색의 단풍들이 온 누리를 울긋불긋 곱게 물들이고 있던 만추晩秋였습니다. 떨어진 낙엽이 제 뿌리를 찾아 돌아가는 것처럼, 모든 것이 제 본래의 모습을 찾아 돌아가려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의 계절이었습니다. 한민족의 철학과 역사와 문화를 세계화, 대중화, 체계화하는 데 진력해온 저희 상생문화연구소는, 2017년 11월 15일에 국회에서 “일제 강점기 민족운동의 산실, 보천교 재발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보천교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특별히 보천교 학술대회를 빛내주시기 위해 두 분의 선생님-유성엽 국회의원님, 허성관 미래로 가는 바른 역사 협의회 상임대표님-께서 축사를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보천교 학술대회를 통해 제시하려고 했던 핵심주제는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보천교의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고 정립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보천교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일곱 분 선생님들의 원고를 수정하고 보완하여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묶었습니다. 일곱 분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고와 열정에 의해 우리들이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또 잊어버렸던 역사인 보천교를 재조명하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보천교는 일제 강점기 한민족의 독립운동의 산실이었습니다. 상해 임시정부의 활동자금과 독립군의 군자금을 지원함으로써 항일 무장독립운동을 펼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일제는 보천교가 항일 무장독립운동의 구심점을 알고 집요하게 탄압하고 박멸시키려는 종교정책을 시행하였습니다. 그러나 보천교는 단순히 한민족의 독립운동의 차원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보천교는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후천개벽사상을 계승하여 우주적 공동체를 꿈꾸었습니다.

한민족사에서 19세기 후반은 매우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왜냐하면 19세기 후반 수운 최제우와 일부 김항과 증산 강일순은 인간사회의 문명질서뿐만 아니라 우주만물의 자연질서까지도 변화시키려는 ‘천지개벽天地開闢’이라는 거대 담론을 제시하였기 때문입니다. 자연개벽과 인간개벽과 문명개벽을 동시적으로 전환시키려는 ‘천지개벽’이란 주제는, 인류 역사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 한민족의 독창적인 사상입니다.

보천교는 한국 근현대사의 출발점인 수운의 ‘다시 개벽’과 증산의 ‘후천 개벽’을 계승하여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근원적으로 통찰함으로써 온 천하가 한 가족이 되는 대동사회를 꿈꾸었습니다. 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제각기 따로의 독자적 자유를 맘껏 누리면서 동시에 우주의 한 식구로서 공동체적 조화를 구현할 수 있는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 것이 바로 보천교입니다.

한반도에 바야흐로 해빙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70년 세월 동안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남북한 최고위 당국자가 만나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의 질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우리는 보천교를 재조명함으로써 한민족의 자주독립뿐만 아니라 온 세계를 한 집안으로 만들고자 애썼던 보천교의 역사정신을 되살려서 온 세계가 다 같이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는가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민족이 천하일가를 이루는 대동사회의 주체가 되어 온 우주를 크게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태일太一의 세상을 만드는 데 모든 힘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실장 원정근

차 례

간행사 4

누가 ‘보천교 죽이기’에 가담하는가 9

1. 보천교, ‘마녀 사냥’을 당하다 10

2. 일제 강점기 언론의 보천교 보도 실태 15

3. 일제 강점기 국내 학계의 보천교 연구 실태 52

4. 일제 식민권력의 ‘유사종교’ 정책과 보천교 62

5. 보천교 연구의 현주소; 누가 ‘보천교 죽이기’에 가담하는가 76

6. 보천교 연구, 이제 시작이다 111

동학-보천교-증산도로 이어지는 후천개벽의 맥1. 후천개벽의 맥을 찾아서 118

2. 동학東學의 참된 가르침 120

3. 보천교주 차경석과 보천교 145

4. 동학과 보천교의 맥을 이은 증산도 173

5. 무극대도 증산도 181

보천교 교리의 성립과 변경 185

1. 변곡점 186

2. 차경석과 보천교 190

3. 보천교 전기의 교리 219

4. 보천교 후기의 교리 230

5. 교리 변경의 명분과 과정 239

6. 무진설법과 교리 변경 248

7. 교리 변경의 내용 분석 254

8. 두 갈래 길 266

월곡月谷의 ‘중中’에 대해 말하다 271

1. ‘중中을 잡는 것이 우리의 도道며 주의主義’ 272

2. 중은 하나며 모든 것 275

3. 중으로부터, 중 안에서, 중과 함께 282

4. 채 건립하지 못한 중의 깃대 303

일제강점기 종교정책과 보천교의 항일 민족운동 307

1. 보천교란? 308

2. 일제강점기 종교정책과 보천교 311

3. 1910년대 차월곡의 활동과 항일운동 320

4. 1920년대 보천교의 고민과 항일 민족운동 331

5. 잃어버린 보천교 재조명 357

일제의 보천교 탄압과 해체 363

1. 보천교普天敎, 왜 사라졌을까? 364

2. 보천교 아이덴티티 373

3. 갑종요시찰인甲種要視察人 차경석 381

4. 검거 열풍 389

5. 공개 회유 396

6. 박멸운동 유도 404

7. 적폐 청산 대상화 415

8. 강제 해체 422

한미동맹의 민중적 기원, 보천교의 항일 전략과 비전 435

1. 한미동맹의 잊혀진 기원을 찾아서 436

2. 상해 임시정부와 보천교의 재정지원 440

3. 이승만의 외교독립론과 보천교의 대미관 비교 452

4. 보천교 간태합덕 교리와 한미관계 정체성 463

5. 잊혀진 역사의 복원을 기원하며 476

저자 소개 481

찾아보기 485

2017년 11월 15일 국회에서 우리 연구소가 "일제 강점기 민족운동의 산실, 보천교 재발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주관한 학술대회의 결과물인 논문집 [보천교 재발견] 1집 『보천교 다시보다』가 책으로 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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