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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인, 사도신경 오해 말라···부활이 육신소생 아닌 까닭"
[출처: 중앙일보] "기독인, 사도신경 오해 말라···부활이 육신소생 아닌 까닭"

정양모 신부는 "예수 공부와 예수 닮기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첩경이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프랑스에서 3년, 독일에서 7년간 머무른 탓에 외국어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프랑스어ㆍ독일어ㆍ영어는 물론이고 예수가 썼던 아람어와 히브리어, 그리스어와 라틴어에도 능통하다. 그에게 물음을 던지면 늘 ‘정확한 답’이 돌아온다. 정양모 신부에게 예수와 부활을 물었다.

45세에 요절한 조각가 장동호 씨의 작품을 정양모 신부가 들고 있다. 가시관을 쓴 예수의 모습을 보며 정 신부는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풀었다. 장진영 기자

정양모 신부는 "묵시 문학은 난세 문학이다. 사람들이 실의와 절망에 빠져있을 때 종말론과 육신 영생론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이어서 정 신부는 ‘육신 부활’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요즘도 ‘예수의 부활이 육신의 부활인가, 아니면 영적인 부활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다. 육신 부활 사상의 뿌리는 과연 어디일까. 정 신부는 “묵시 문학에서는 종말 임박 사상과 더불어 종말 때 육신 부활이 있으리라는 강렬한 희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양모 신부가 "무척 아름다운 십자가상"이라며 독일 쾰른의 조각가가 만든 십자가상을 들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인터뷰 도중에 정양모 신부는 문득문득 사색에 잠겼다. 그의 답에는 교리의 패러다임에 갇히지 않고, 본질을 향해 들어가려는 영적 지향이 강하게 녹아 있다. 장진영 기자
이 말끝에 정 신부는 불교의 ‘열반’을 꺼냈다. “불가에서는 ‘부활’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열반’이란 말을 쓴다. 산스크리트어로 ‘니르바나’, 팔리어로는 ‘닛빠나’, 그걸 중국에서 한자로 음역한 게 ‘열반(涅槃)’이다. 열반이 뭔가. 탐(貪)ㆍ진(瞋)ㆍ치(癡)라는 이승의 삼독(三毒ㆍ세 가지 독)을 온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부활과 열반, 둘 다 이승의 질곡을 초월한다. 그래서 구원이다. 이승에 함몰되면 구원이 아니다. 그리스도교와 불교는 종교 문화가 다르니까 표현도 다르다. 그렇지만 그 내용은 상통하는 바가 있다.”


정양모 신부는 "신구약 성서를 통틀어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정의가 가장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정양모 신부는 예수 부활에 이어 우리 부활을 이야기했다. “내가 이 생을 살다가, 예수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신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으로 내가 익으면, 하느님께서 내 인생을 거두어가신다. 수확하신다. 나는 거기에 부활의 깊은 뜻이 있다고 본다.”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이 가슴을 뚫었다. 걸음을 뗄 때마다 생각났다. “하느님을 깊이깊이 깨닫고, 맑게맑게 반사하는 삶”. 부활의 지점이 따로 있을까. 거기야 말로 우리가 부활하는 현장이 아닐까.
용인=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기독인, 사도신경 오해 말라···부활이 육신소생 아닌 까닭"
https://mnews.joins.com/article/2375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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