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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마음을 깨끗히 해야..
[대전일보] 마음을 깨끗히 해야..
한국에 온지 어느덧 1년 남짓한 세월이 흘렀다. 1년 동안 선화동의 빌라에서 혼자 생활하며 걸어서 5분 거리의 증산도 사상연구소에서 공부하며 많은 사람들과 친해졌다. 이제는 "배고프냐?"며 밥 사주고 핸드폰까지 선물하는 형까지 모시게 됐다.
1년이 지났지만 대전에 도착한 첫날부터 보고 느꼈던 세밀한 것들까지 내 마음속에 생생히 살아 추억으로 오롯이 남아 있다.
그 중 하나를 말하면, 대전에 도착한 첫날 일이다. 대전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예정대로 증산도 사상연구소에 전화해야 하는데 공중전화가 눈에 안 띄었다. 망설이다 캐나다에서 가져온 짐을 옆에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좀 봐 달라 부탁하고 (할머니는 못 본 듯 아무 말도 없으셨다) 밖으로 공중전화를 찾아 나섰다. 동전으로 전화하는데 10분 정도 걸렸다. 다시 돌아와 보니 내 짐은 제자리에 있었다. 할머니도 누구도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 전처럼 내 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한국이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엔 한국 사람들에게서 제품보다 더 귀한 것들을 세계는 배울 수 있다고 본다. 그 중에 정직함과 친절함이 제일 대표적이다. 버스터미널의 그 일은 내가 2000년도까지 살았던 러시아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짐을 홀로 놔두면 즉시 없어지기 때문이다.
언젠가 서울에 올라갔을 때 생긴 일이 생각난다. 어느 한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택시 타고 이태원에 갔다. 한 시간 지나서야 내 카메라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카메라가 아까워 혹시 그 식당에 카메라를 두고 왔나 하는 생각이 들어 별 가망없이 그 식당에 갔다. 그런데 카메라는 내가 두고 간 그대로 놓여 있었다.
증산도의 경전인 `도전(道典)`의 증산 상제님 말씀 중에 이런 말씀이 있다. "마음을 깨끗이 하여야 복(福)이 이르나니 남의 것을 탐내는 자는 도적의 기운이 따라 들어 복을 이루지 못하느니라." (道典 9:4:3). 아직도 증산도와 증산 상제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말씀대로 사는 것 같은 한국 사람들이 부럽다.
빅터 아크닌<증산도사상연구소 연구원>
- 200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