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찾기

■동학과 다시 개벽 13회 천주와 후천개벽

문계석 연구위원

2017.04.12 | 조회 3550

동학과 다시 개벽 13

 

 4. 천주와 후천개벽

 

4) 가을 대개벽의 도, 무극대도無極大道의 출현

 

시운의 운수 순환론에서 볼 때, 후천 오만 년의 무극지운은 다시개벽, 즉 후천 가을의 대개벽을 전제로 해서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후천 가을개벽은 어떻게 오는 것이며, 실제로 어떠한 상황으로 전개되어 나오는 것일까? 수운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분명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운이 말한 후천의 다시개벽무극지운’, ‘3년 괴질운수와 만고에 없는무극대도의 출현 등의 핵심 뜻을 종합하여 볼 때, 우리는 선천 말기의 상해의 운수가 후천의 새 운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천지운행의 질서가 새로운 차원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 그럼으로써 하늘, , 인간의 모든 것이 선천과는 전혀 다른 질서로 정리돼야 함을 유추해볼 수 있다.

우주론에서 본다면 다시개벽의 핵심은 가을철 천지질서의 개벽이다. 그것은 우주만물의 운행질서와 생존환경 또한 근본적으로 바뀌게 됨을 의미한다. 그럼으로써 곧 천지와 인간을 포함한 만물이 새로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수운의 제자 해월은 이세상의 운수는 천지가 개벽하던 처음의 큰 운수를 회복함이라. 세계 만물은 다시 포태의 수를 정하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경에 이르기를 산하의 큰 운수가 이 도에 다 돌아오니 그 근원이 가장 깊고 그 이치가 심히 요원하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개벽의 운이요 개벽의 이치인 까닭이기 때문에, 새 하늘 새 땅에 사람과 더불어 만물이 또한 새로워지느니라.”고 전한다.

해월의 주장은 후천개벽으로 인해 새 하늘, 새 땅, 만물이 새로워짐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는 곧 자연, 문명, 인간의 존재질서가 새로운 차원으로 재조직됨을 뜻한다. 자연개벽, 문명개벽, 인간개벽, 3대 개벽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벽은 우주의 자연사, 인간사, 문명사에도 예외 없는 엄청난 창조적 파괴를 동반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것은 우주가 새로운 차원 전환을 위한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대개벽기에 절대자 천주의 대도, 즉 무극대도가 출현하여 자연, 문명, 인간을 건져내고, 후천 가을 천지의 질서를 조성하여 후천 오만 년 동안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게 된다는 것이 수운의 입장이다.

 

가을 천지天地의 개벽

자연개벽은 무엇인가? 선천에서 후천으로, 선천의 쇠운에서 후천의 성운으로 전환되는 다시개벽은 천지 운행의 질서가 새롭게 바뀜을 전제하게 되는데, 이것은 자연개벽의 의미에서 곧 시· 공간의 틀이 바뀌게 됨을 뜻한다. 우주에서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구조가 바뀜은 어떻게 해서 가능하게 되는 것일까?

천지 시공간의 틀이 바뀜은 두 견해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우주의 순환이법에 따라 자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우주의 순환이법을 주재하는 절대자에 의해 그리됨을 말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해월이 믿었던 것처럼, 때가되면 자연의 순환이법에 따라 무위이화無爲而化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우주의 주재자 상제가 공부하는 자들이 방위가 바뀐다고 이르나니 내가 천지를 돌려놓았음을 세상이 어찌 알리오.”(道典4:152:1)라고 말한 데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 있다.

해월이 말한 견해는 가을 천지의 개벽이 천주의 조화권능에 의한 것으로 본 수운의 주장을 근거로 하여 나온 것이다. 왜냐하면 우주만물의 창조변화는 물론이고 천지의 운행질서가 모두 천주의 조화지적造化之跡이고, 이는 곧 절대자 천주가 우주의 순환질서를 무위이화로 주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무위이화로 운행되는 선천의 우주질서가 후천 오만 년의 가을철의 새 질서로 바뀜은 주재자 천주가 절대적인 주재권능으로써 천지를 돌려놓았다는 데서 직접적인 근거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절대자 천주가 천지를 돌려놓았음은 현실적으로 어떤 결과로 드러나는가? 그것은 시공간의 궤도 수정으로 나타나는데, 시공간의 궤도 수정은 현실적으로 운행되고 있는 지구의 자전축과 공전궤도가 바뀌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천시대의 지구는 자전축이 23.5° 기울어진 채 자전하면서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그리면서 365¼ 일을 1주기로 운행되어 왔다. 그럼으로써 음이 적고 양이 과도하게 많은 양도 시대가 열리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자연, 문명, 인간은 모두 과도한 경쟁을 하면서 생장이 촉진되었다. 그래서 선천에는 음양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운행되는 불완전한 윤역閏曆을 사용했던 것이다. 음양의 부조화는 곧 자연의 극한극서를 가져오게 되었고, 인류의 문명에는 남존여비와 약육강식을 낳은 강권사회가 그 중심축을 이루게 하였으며, 인간에는 무한한 욕망에 따른 원한과 비극적인 삶을 낳았던 것이다. 한마디로 선천에는 상극의 질서가 그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후천시대의 지구는 기울어진 자전축이 정립되어 자전하면서 태양을 중심으로 정원궤도를 그리면서 360일을 1주기로 운행된다. 그럼으로써 음양동덕이 펼쳐지는 음도시대가 열리게 되고, 이로 인해 자연, 문명, 인간의 삶은 수렴 통일을 촉진하게 된다. 그래서 후천에는 음양이 합덕하여 조화를 이루어 운행되는 완전한 정력正曆을 사용하게 된다. 음양의 조화는 곧 자연의 극한극서가 사라지고, 인류의 문명 자연과 인간이 서로 상생하여 통일된 조화문명이 그 중심축을 이루게 되며, 인간은 영적으로 성숙하여 상생하는 삶을 살게 된다. 한마디로 후천에는 상생의 질서가 자연, 문명, 인간의 중심이 된다.

시공간의 궤도 수정이 일어나는 지축의 정립은 실로 엄청난 변화를 동반하는 사건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해월은 이 세상의 운수는 개벽의 운수이니라. 천지도 불안하고 산천초목도 불안하고 강물의 고기도 불안하고 나는 새 기는 짐승도 다 편안하지 못하리라.”고 말한다. 현대과학의 지식을 동원하여 표현해 본다면, 지구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나므로 대규모의 천재지변이 발생할 것이다. 지구의 표면은 바다와 육지가 새롭게 바뀌기 때문에 전율하고, 대양이 뒤틀리면서 화산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뜨거워진 바닷물이 솟구쳐 올라 땅 위로 쏟아지는 장관을 연출하게 될 것이며, 비를 동반한 최강의 태풍이 불어 지구촌의 문명을 모조리 쓸어낼지도 모른다.

지각변동에 따른 지구촌의 상황에 대하여 증산상제는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 “()개벽은 일본에서 날 것이요, ()개벽은 서양에서 날 것이니라.” (道典7:43:1), “때가 다하여 대세가 처넘어갈 때는 뇌성벽력이 대작하여 정신 차리기 어려울 것이요 동서남북이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뀔 때는 며칠 동안 세상이 캄캄하리니 그 때는 불기운을 거둬 버려 성냥을 켜려 해도 켜지지 않을 것이요, 자동차나 기차도 움직이지 못하리라. 천지이치로 때가 되어 닥치는 개벽의 운수는 어찌할 도리가 없나니 천동지동(天動地動) 일어날 때 누구를 믿고 살 것이냐! 울부짖는 소리가 천지에 사무치리라.”(道典2:73:1-6)

지축의 정립은 하늘과 땅의 새로운 시공간의 질서가 나오게 되는데, 이때는 앞서 일부一夫가 제시한 시간의 캘린더, 즉 음력과 양력이 하나가 되는 정력正曆이 사용된다. 그로 인해 자연, 문명, 인간사에는 선천의억음존양의 상극질서가 후천정음정양의 상생의 새 질서로 바뀌게 되고, 따라서 천지에는 선천 말기의 쇠운이 후천 개벽의 성운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삶의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다시개벽은 바로 선천 운수에서 후천 운수로의 극적인 전환이다. 그런데 후천 운수로의 진입 직전에는 현실적으로 창조적 파괴를 동반하게 된다. 이는 선천에 있었던 만유의 생명이 파괴되고 후천의 새 생명으로 거듭나게 됨을 뜻한다. 이는 인간의 생명과 문명사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무엇이 창조적 파괴를 일으키는 것인가? 그것의 중심 고리는 지구촌을 휩쓰는 괴질이다. 이에 대하여 수운은 안심가에서 십이제국十二諸國 괴질운수怪疾運數라든가 권학가에서 아동방我東方 연년괴질年年怪疾 인물상해人物傷害 아닐런가라고 말하고 있다.

선천의 운에서 후천의 운으로 넘어갈 때 그 사이에 천지에는괴질운수가 있고, 괴질로 인해 인간을 포함하여 생명체들이 상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수운의 주장은 결국 3년 동안 지속하는 괴질로 인해 선천의 인간과 문명사가 필연적으로 정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서 정리된다는 뜻은 성숙하지 못한 모든 생명을 일거에 쓸어버린다는 뜻이다. 이는 인간을 포함한 뭇 생명은 괴질로 인해 모두 죽을 것이고, 괴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천의 묵은 시각과 생각, 구태연한 삶의 방식을 버림으로써 완전히 성숙한 가을의 인간으로 거듭나야 함을 함축한다.

후천 가을 개벽기에 년년 괴질은 왜 오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 수운은 상세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는 우주의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들어서는 환절기에 추살기운秋殺氣運을 타고 오는 미증유의 대병겁이라고 추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즉 가을철이 되면 천지에서 들어오는 숙살기운이 선천 여름철 생장기를 종식하고 가을철 성숙기를 열듯이, 이를 타고 들어오는 괴질은 인류가 선천의 역사와 문명을 최종 마무리 짓고 후천의 새 세상의 삶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근본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연이어서 오는 괴질로 말미암아 기존의 인간 삶의 행태와 문명사가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그럼 괴질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수운은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했지만, 증산상제는 괴질의 근본 뿌리가 바로 선천 상극질서에서 원과 한이 맺힌 괴질신명이라고 규정한다. “선천의 모든 악업(惡業)과 신명들의 원한과 보복이 천하의 병을 빚어내어 괴질이 되느니라. 봄과 여름에는 큰 병이 없다가 가을에 접어드는 환절기(換節期)가 되면 봄여름의 죄업에 대한 인과응보가 큰 병세(病勢)를 불러일으키느니라. 천지대운이 이제서야 큰 가을의 때를 맞이하였느니라. 천지의 만물 농사가 가을 운수를 맞이하여, 선천의 모든 악업이 추운(秋運) 아래에서 큰 병을 일으키고 천하의 큰 난리를 빚어내는 것이니 큰 난리가 있은 뒤에 큰 병이 일어나서 전 세계를 휩쓸게 되면 피할 방도가 없고 어떤 약으로도 고칠 수가 없느니라.”(道典7:38:26)

추살기운을 타고 내려오는 괴질신명은 남녀노소, 빈부귀천, 신앙인과 비 신앙인, 선한 자와 악한 자를 막론하고 지구촌의 인간을 가차 없이 쓸어버린다. 괴질이 전 세계를 강타할 때 현대 최첨단의 어떠한 의술이나 약으로도 치료할 수가 없다. 그것은 천지의 추살기운을 타고 오는 괴질신명이 먼저 병원과 약국을 침범하여 치료약을 가진 사람과 의술을 가진 자를 먼저 죽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괴질이 들어오는 가을개벽의 실제 상황은 지구촌 모든 인류가 죽어 넘어가는 아비규환阿鼻叫喚 그 자체가 될 것이다.

괴질로 빚어지는 지구촌 상황에 대하여 증산상제는 다음과 같이 그 소식을 전한다 : “이 뒤에 괴병이 돌 때는 자다가도 죽고 먹다가도 죽고 왕래하다가도 죽어 묶어 낼 자가 없어 쇠스랑으로 찍어 내되 신 돌려 신을 정신도 차리지 못하리라.”(道典 7:36:1-2), “병겁의 때가 되면 홍수 넘치듯 할 것이니 누운 자는 일어날 겨를이 없고 밥 먹던 자는 국 떠먹을 틈도 없으리라.”(道典 7:37:6), “병겁이 밀려오면 온 천하에서 너희들에게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진동하고 송장 썩는 냄새가 천지에 진동하여 아무리 비위(脾胃)가 강한 사람이라도 밥 한 술 뜨기가 어려우리라.”(道典 4:39:23)

괴질은 맨 처음 어디에서 발발하게 되는 것일까? 수운은 아동방 3년 괴질을 말했다. 괴질은 맨 처음 한반도 조선 땅에서 시작하여 세계로 퍼져 지구촌을 휩쓴다. 이에 대하여 증산장세는 처음 발병하는 곳은 조선이니라. 이는 병겁에서 살리는 구원의 도가 조선에 있기 때문이니라.”, “이 뒤에 병겁이 군창(群倉)에서 시발하면 전라북도가 어육지경(魚肉之境)이요 광라주(光羅州)에서 발생하면 전라남도가 어육지경이요 인천(仁川)에서 발생하면 온 세계가 어육지경이 되리라. 이 후에 병겁이 나돌 때 군창에서 발생하여 시발처로부터 이레 동안을 빙빙 돌다가 서북으로 펄쩍 뛰면 급하기 이를 데 없으리라. 조선을 49일 동안 쓸고 외국으로 건너가서 전 세계를 3년 동안 쓸어버릴 것이니라.”(道典 7:41:1-5)고 밝혔다.

3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쓰는 괴질은 가을 추수기에 열매를 맺지 못한 인간, 즉 성숙하지 못한 인간을 전멸시켜 버릴 것이다. 이는 가을 개벽기에 지구 전체 인종을 심판하여 인간씨종자를 추리는 일종의 병겁심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엔 오직 시천주에서 말하는 천주만을 성경신을 다해 일심으로 믿고 천주의 무극대도를 닦아내면, 사람은 누구나 괴질을 극복할 수 있으며, 후천의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 새 세상에 살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수운은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권학가그말저말 다던지고 한울님을 공경하면 아동방我東方 삼년괴질三年怪疾 죽을염려念慮 있을소냐는 이를 두고 한 말이다.

 

무극대도의 출현

후천 가을개벽기에 3년 괴질에서 인류를 건지고, 후천 오만 년의 무극지운을 이끌어가는 의 운수를 이끌어갈 수 있는 대도가 나와야 한다. 그래서 수운은 몽중노소문답가에서 만고에 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가 이 세상에 날것이니라고 말했고,용담가에서 무극대도無極大道 닦아내니 오만년지五萬年之 운수運數로다라고 했다.

후천 오만 년의 무극지운에 걸 맞는 도는 무극대도이다. 그것은 기존의 도와 현격히 다르다. 왜냐하면 기존의 도는 선천 생장 분열의 시대를 이끌어 왔었지만 무극대도는 후천 수렴 통일의 시대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운은 교훈가에서 유도 불도 누천년의 운이 역시 다했던가. 윤회가치 돌린 운수 내가 어찌 받았으며라고 언급한다. 무극대도는 선천개벽으로 전개된 유교의 묵은 도도 아니요, 불교의 묵은 도 또한 아니며, 선도의 묶은 도가 아니다. 그것은 다시개벽으로 열리는 후천 가을개벽의 대도이다. 그래서 후천 가을 대개벽기에는 무극지운에 걸 맞는 무극대도가 출현하여 인간과 만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럼 만고에 없는 무극대도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그것의 소자출所自出은 당연히 절대자 천주에 근거해야 한다. 왜냐하면 무극대도란 더 이상의 상위가 없는 최고의 도’, 즉 지존무상至尊無上의 대도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수운은 경신년 신비체험 이후 천주로부터 직접 내려 받았다. 그가 받은 무극대도는 다시개벽으로 열리는 가을 개벽의 도이기 때문에 천지가 개벽하여 일월이 새롭게 비치는 밝은 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운은 나의 도는 지금에도 듣지 못하고 예전에도 듣지 못한 일이고, 지금에 비할 데 없고 예전에도 비할 데 없는 법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 수운은 무극대도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또한 이를 세상에 펼치지도 못했다. 그 까닭에 대해 증산상제는 최수운崔水雲에게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 대도를 세우게 하였더니 수운이 능히 유교의 테 밖에 벗어나 진법을 들춰내어 신도神道와 인문人文의 푯대를 지으며 대도의 참 빛을 열지 못했다”(도전2:30:14-15)고 전한다. 왜냐하면 수운은 천주로부터 받은 천명을 온전히 밝혀 세상에 전하기도 전에 부패하고 무능한 조선의 조정에 의해 좌도난정左道亂政이란 죄목으로 몰렸고, 결국 18642월 추운 겨울날 대구 장대에서 형상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상에서 신교의 가르침으로 시천주 주문을 내리고, 다시개벽으로 오는 성운을 오만 년 동안 주도해 나갈 무극대도를 세우도록 천명을 내렸던 우주의 주재자 상제가 마침내 인간의 몸으로 직접 오셨다. 인간으로 오신 상제, 이 분을 증산도에서는 증산甑山 상제님이라 호칭한다. 이에 대해서 증산상제는 드디어 갑자(甲子 : 道紀前 7, 1864)년에 천명과 신교를 거두고 신미(辛未 : 道紀 1,1871)년에 스스로 이 세상에 내려왔나니 동경대전東經大全과 수운가사水雲歌詞에서 말하는 상제는 곧 나를 이름이니라.”(도전2:30:16-17)고 하여 자신의 신원을 밝혔던 것이다.

증산상제는 우주만물을 조화권능으로 주재하여 다스리는 지존무상의 천주이고, 무극대도의 원 주인이다. 인간으로 오시기 전에 천주는 1860년 천상에서 수운과 직접 대화를 나누었고, 그에서 성령으로 무극대도를 내려주었던 그 상제이다. 그러나 천상의 상제는 갑자(1864)년에 수운에게 부여했던 천명과 신교를 거두고 무극대도를 세워 지상 낙원을 건설할 목적으로 직접 인간으로 강세하게 된 것이다. 상제의 지상강세는 수운이 처형된 해(1864)로부터 8년이 되는 1871년이다. 수운이 죽은지 8년 만에 강세한 까닭을 증산상제는 너의 동토東土에 인연이 있는 고로 이 동방에 와서 30년 동안 금산사 미륵전에 머물면서 최제우에게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 주었더니, 조선 조정이 제우를 죽였으므로 내가 팔괘갑자八卦甲子에 응하여 신미(辛未 : 道紀 1, 1871)년에 이 세상에 내려왔노라.”(도전2:94:6-7)고 선언했던 것이다.

무극대도는 가을개벽으로 열리는 후천 오만 년의 성운을 이끌어갈 대도이다. 무극대도의 조화권능을 가진 증산상제는 후천 개벽공사를 통해 선천의 상극질서를 후천의 상생의 질서로 전환하여 신천지 오만 년 선경낙원의 운수를 짜 놓았고, 무극대도의 조화로써 만고에 쌓인 원한을 총체적으로 풀어내어 상생의 세상이 되도록 하였으며, 모두가 무극대도를 닦음으로써 괴질 3년의 대개벽기에 새 생명으로 거듭나 후천 오만 년의 무궁한 조화의 삶을 누릴 수 있게 하였다. “내가 천지를 개벽하여 하늘과 땅을 뜯어고치고 무극대도無極大道를 세워 선천 상극의 운을 닫고 조화선경造化仙境을 열어 고해에 빠진 억조창생을 건지려 하노라.”(도전5:3:2-4)고 한 뜻은 이를 말해준다. 그러므로 수운이 이루고자 했던 지상 선경낙원은 결국 증산상제의 후천 가을개벽공사를 통해서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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